★ 경마에 대한 맹세문

지금은 초등학교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지금 중장년 세대들에게는 국민학교라는 이름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 교실의 풍경을 기억하던 사람들은 모두가 기억할 것으로 보인다. 교실의 정면 칠판 위에는 태극기외 나란히 "국기에 대한 맹세문"이라는 액자가 걸려 있었었다. 그리고, 중앙의 이 두 액자와 멀치감치 떨어져서 좌우측에는 "교훈", "급훈"이라는 것들이 걸려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당시 국가에 대한 애국심을 고취시킨다는 교육적인 차원(?)에서 모든 교과서의 전반부에 있었던 "국민교육헌장"과 함께 사라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의 유물로 지금의 초등학교에는 사라진 모습이다.

지금 기억되는 내용은 이런 것이다. "나는 자랑그런 태극기앞에 민족과 국가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맹세합니다" 웬 뜸금없는 국기에 대한 맹세문이냐 하시겠지만 경마현장을 십수년간 매주 지키는 경마꾼의 입장에서 경마인들에게 자조적인 "경마에 대한 맹세문"을 소개할까 한다. 과천 경마장, 부경 경마장 그리고, 제주 경마장 정문 상단에 태극기와 함께 걸려있다는 풍문이 있는데, 보이는 분에게만 보이는 투명한 액자에 쓰여져 있는 내용이다. 그 내용은 "나는 자랑스런 경마장 앞에서 마사회와 마필산업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돈과 세월을 그리고, 인생을 다 바쳐 말밥을 열심히 줄 것을 맹세합니다"

경마에 대한 시각은 국가나 마사회 등 관련 시행처의 입장에서는 레저 스포츠라는 미명으로 불리기를 원하지만, 대부분의 경마인에게는 국가가 공인하는 도박장이라는 점에 대해서 큰 이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환급율은 경마를 시행하는 국가들 중에서 거의 꼴찌에 가까운 바닥수준이란 것을 익히 아실 것이다. 매경주 27%의 원천공제에 100배 이상의 배당에 대하여는 기타 소득세와 기타주민세라는 이름으로 22% 정도를 추가공제한 연후에 환급되는 실정이니, 산술적으로 승리라는 것이 원천봉쇄된 게임이라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그래서 레저스포츠라는 미명을 붙인 것이 아닐까? 레저스포츠라면 즐기는 부분에 대한 비용지불이 당연한 것일테니까...

며칠 전에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경마카페의 회원 두 분과 저녁자리를 가진 적이 있었다. 시간에 걸쳐서 이런저런 경마이야기를 하던 와중에 한 분이 결론적으로 베터의 입장에서 경마에 답이 있느냐고 묻더군요. 저는 서슴없이 답이 없다고 하면서 한 마디를 덧붙였다. 정답도 왕도도 없는데, 다만 나름대로 답을 찾아가는 분들은 몇 분을 보았다. 약간의 과장은 느꼈지만, 경마베팅으로 살아가고 용돈을 버는 경마인도 직접 만나 본 적이 있다. 극히 소수지만...그런 분들의 공통점은 한결같이 베팅하는 게임수가 적고, 여유돈으로 베팅을 하는 공통점이 있었다. 경마의 중독성을 감안하면 일단 경마를 배우고 나면 끊기가 참으로 쉽지 않다. 이기기도 힘들고, 끊기도 힘든 경마...지금이라도 베팅게임수를 즐이고, 본인의 경제적 한도내의 여유돈으로 즐기시기를 당부드린다.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르다는 격언을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