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마전문인 그들은 죄인인가?

오늘은 며칠 전에 과천경마장 일부 벽면에 마사회에서 붙인 작은 공지사항에 적힌 내용을 갖고 여러분과 함께 하소연같은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그 내용은 5월 28일자에 작성된 내용으로 마사회 영업장 안에서 경마전문인들의 ARS음성 녹음을 엄중히 단속하겠다는 것이다. 무릇 단속이라는 표현은 위법이나 탈법적인 활동에 대하여 그를 못하게 방지한다는 뜻으로 이해될 수가 있는 단어다. 대체 경마전문인들이 현장에서 음성 녹음을 하는 일이 대체 마사회법 어느 조항에 위배되는 지를 필자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된다. 물론 경마장내는 마사회가 직접 운영하거나 위탁 운영을 위임받은 사람들만이 영리를 위한 영업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견해라면 수긍되는 면도 없지는 않다.

현재 제주 경마장과 부산경마장을 제외하고는 서울경마장을 운영하는 과천경마공원과 스크린을 통해서 마사회에서 운영하는 지점 모두에서 ARS 음성 녹음을 하는 경마전문인은 적발 시에 퇴장 조처를 받고 있다. 본인도 과천 경마장 실내에서 음성 녹음을 하다가 퇴장 조처를 당한 적이 두 번 있다. 그래서 필자는 이제 매 경주 예시장과 매표소를 반복적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주차장이나 차량 안에서 현장의 마필 상태나 분위기, 승부의지, 배당판 소식을 전한 지가 꽤 오래된다. 처음에는 거의 하루 종일 걷고 서다만을 반복하다보니 무척 심신이 피곤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이골이 나다보니 그런대로 견딜만하다. 그리고, 평소 부족한 운동량을 보충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적응하다보니 개인적으로는 긍정적인 면도 없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왜 경마시행 기관인 마사회는 왜 그리 경마전문인들을 배격하고 백안시하는 지에 대해서는 그 이유를 이해할 수가 없다. 이제는 경마산업에서 하나의 직업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경마전문인들 그들은 과연 누구이기에 마사회에서 접근금지 명령 같은 조처를 받아야 하는 것인가?

경마전문인 또는 경마예상가라는 자칭 타칭 직업으로 생업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경마전문 예상지나 예상업체와 계약관련에 있는 사람들로써 평일에는 마필훈련(조교) 관찰, 지난 경주 복기, 각종 경마자료 분석과 정리, 취재 등의 활동을 하다가 수요일과 목요일에 마사회에서 금주 시행할 경주에 대한 출마표를 띄우면 그 내용을 바탕으로 예상지를 만들고, 경마방송도 찍고 신문사에 글을 기고하기도 하고, 경마관련 사이트의 게시판에 텍스트 글을 올린다. 상기의 활동 중에는 급여나 기사료, 고료, 편집비 등 유료로 소액의 돈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그 금액은 미미한 수준이거나 그런 수입이 전혀 없는 전문인도 허다하다. 오히려 경마 관련 사이트의 게시판 운영비나 UCC경마방송 제작료, 광고비 등 전문인 자신이 돈을 지불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아무튼 그런 과정을 거친 후에 경마가 열리는 날에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전문인들은 경마가 열리는 현장에 나가서 ARS 음성정보와 SMS 문자정보를 자기를 선호하는 경마팬에게 제공하여 거기서 발생하는 수입을 소속사와 일정비율로 나누어 가지면서 그 수입으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이 분야를 생업이 아닌 부업으로 하는 일부 전문인도 있지만 70~80% 정도는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이 일에 일주일 내내 전적으로 매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엄밀히 따지고 보면 경마일 삼일간의 유료활동을 빼고는 경마산업의 발전에 대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경마전문인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감히 한다. 경마팬에게 전문 예상지, 전문방송(리빙티비, UCC경마방송), 신문지, 무료 예상지 등등을 통하여 나름대로 경마에 대한 좋은 글과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하물며 마사회에서는 경마 시작 전에 방송하는 오늘의 체크 포인트라든가 경마 종료 후에 방송하는 복기 코너, 주요한 경주의 해설자로 경마전문인을  출연시키기도 하고, 마사회 주관 경마팬들을 위한 경마강좌에도 강연료까지 지급하면서 강사로도 활용하기도 하고, 예상지에 소속된 일부 전문인에게는 마사회 출입 기자증까지 발급하여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자기 필요한 부분들은 발췌해서 경마전문인을 이용하면서 이들을 배제하는 조처는 참으로 이율배반적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하다못헤 최근 실시된 정책인 금연지역 확대정책에서 보듯이 금연구역을 늘리면서 흡연지역을 지정하는 조처를 전격적으로 실시했는데, 소규모라도 경마전문인들이 사용하고 이용할 수 있는 구역을 실내 또는 실외에라도 지정해 줄 수는 없는 것일까?

작금 우리 사회에서는 경마판 뿐만아니라 경륜, 경정 등 체육공단에서 시행하는 합벅적인 겜블판 외에도 증권가에도 애널리스트들의 ARS시스템, 사주나 역학 관련한 ARS시스템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 왔고, 최근에는 스포츠 토토와 로또복권 그 이외에도 많은 분야에서 ARS시스템이 이용되고 있고 파급되어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그런 분야에서는 ARS시스템에 대하여 어떤 규제나 배제 조처를 하는 기관은 없는 것으로 안다. 아무튼 유독 경마전문가는 일하기가 힘들어지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이다. 그것도 마사회 입장에서는 자기가 주관하는 사업의 발전과 매출증대에 일조를 하고 있는 경마전문인들을 너무 홀대하고 있다는 것이 저 혼자만의 생각이라면 참으로 다행한 일일 것이다.

그리고, 이 글에 대해 옳고 그름을 떠나 경마전문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안 좋은 선입견과 추억을 가진 경마팬들에게는 정중하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아울러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행복과 행운이 항상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