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만의 매서운 한 파가 한반도를 강타하며 지리하게 계속되었던 겨울 날씨가 서서히 그 기세를 누그러뜨리며 곳곳에서 봄소식을 전하기 시작하고 있다. 오늘 3월 5일은 개구리가 동면(冬眠) 즉,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24절기의 하나인 경칩(驚蟄)이다. 아무튼 그런 매서운 겨울 날씨를 물리치고 더딘 걸음이지만 뚜벅뚜벅 봄이 우리곁으로 오는가보다.

최근 경마장을 운영하는 마사회에서는 4월 6일부터는 경마공원 전지역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한다고 공시를 했다. 이를 어길 경우 경마장 퇴장 조치를 하겠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별도로 지정한 일부 내부 공간과 예시장 주변 등에서만 금연지역으로 설정했는데, 그 범위를 대폭 확대해 마사회가 지정하는 일부 흡연공간을 빼고는 전격적으로 금연지역을 선언한 것이다. 그동안에도 내부 금연공간과 화장실 등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들켜서 퇴장당하는 과정에서 경마팬과 마사회 직원들간에 옥신각신하는 장면을 많이 목격했는데, 앞으로는 그런 모습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담배연기를 혐오하는 비흡연 경마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일 수 있겠으나, 흡연경마팬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곤혹스러운 조치라고 받아들여 진다. 필자도 담배를 애호하는 흡연자이기에 저의 심사나 심정이 대다수 흡연경마팬들과도 일치할 것으로 믿어의심치 않는다. 최근에 발표된 우리나라 만 19세 이상 남성의 흡연율은 성인 46.4%로 터키,방글라데시 등과 비슷한 수치로 미국(19%), 캐나다(19.6%), 프랑스(28%), 벨기에(23%), 호주(28.9%), 스웨덴(13.9%)등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성인 여성의 흡연울도 13.9%라고 하니 남녀를 합친 전체 성인 국민으로는 30% 이상이 흡연가인셈이다. 그리고, 최근 서울시에서는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6월 1일부터 금연구역으로 지정한 서울ㆍ청계ㆍ광화문광장에서 담배를 피우면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또한, 9월부터 서울시 관리공원 23곳을, 12월부터는 중앙 차로 버스정류소 295곳을 금연구역으로 확대 지정한다고 한다. 한 마디로 금연지역을 확대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전체적인 추세와 대세라는 점에서 경마를 시행하고 경마장을 관리하는 마사회가 발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도가 심한 것이 아닌가하는 것이 필자만의 견해일까? 적어도 성인 국민의 30% 이상이 흡연을 하고 있고 그리고, 발표된 수치는 없지만 경마장을 자주 찾는 경마팬을 대상으로 흡연율을 조사하면 그 이상의 흡연율이 나올 것으로 필자는 판단한다. 왜냐하면 소액으로 건전하게 경마를 즐기는 분들은 경마를 통하여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지만, 구조적으로 승리가 힘든 경마의 속성을 감안하면 대다수의 경마팬들은 더욱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기에 그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흡연량도 상대적으로 높다고 본다. 외국처럼 많게는 수백개 또는 수십개 경마장을 보유한 나라라면 일부 경마장은 흡연경마장 그리고, 나머지 경마장은 금연경마장 등으로 운영할 수도 있겠으나, 과천과 부경 그리고, 제주경마장 이렇게 3개의 경마장을 운영하는 우리나라 실정에서 하늘의 있는 트인 공간에서도 이렇듯 끽연가들을 밀페된 공간이나 지정한 협소한 공간으로 흡연자를 내몬다는 것은 조금은 가혹한 조치가 아닌가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리고, 세계 어느 나라 어떤 경마장에서 이런식으로 경마장을 운영하고 있는 나라가 있는지를 마사회에게 묻고 싶다. 물론 비흡연자 경마팬의 건강권을 반연한 클린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그 반대로 흡연경마팬들도 클린 환경에서 끽연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 되묻고싶다. 지금도 과천경마장내 설치된 내부공간의 일부 흡연실을 찾으면 말 그대로 환기와 환풍시설의 미비로 불을 피워 오소리를 사냥하는 굴을 방불케할 정도 담배연기가 자욱해 조금만 그속에 있다면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인 것을 마사회 관계자들이 알고 있는지도 묻고 싶다.

아무튼 4월 6일부터는 경마공원을 금연지역으로 지정하고자 하는 마사회 방침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왕 그렇게 흡연경마팬을 몰아부칠 바에는 내부공간에 있는 흡연실이든 외부 공간에 있는 흡연시설이든간에 좀더 쾌적하고 넓은 환경을 사전에 빈틈없이 조성해 끽연경마팬들의 권리도 존중해주었으면 한다. 그래야만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경마팬들의 불볍 사설경마와 인터넷 도박 유입도 줄어들 것이고, 지금도 발생하고 있는 금연공간 흡연자와 퇴장 조처를 위한 마사회 직원과의 마찰도 줄어들 수가 있다고 본다.

춘사월(春四月) 금연공마공원을 한 달 남짓 남긴 흡연가인 필자로써는 이 기회에 금연에 대해서도 심사숙고할 생각이지만, 30여년을 담배를 아껴온 필자로써는 그리 쉽게 금연을 실천하기도 쉽지는 않을것같다. 그래서 필자는 춘사월이면 벗꽃을 비롯한 각종 꽃들이 화려하게 수놓을 과천경마공원에도 봄은 오겠지만, 봄같지 않은 을씨년스런운 경마장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필자는 이 글을 통하여 다른 끽연경마팬들의 생각은 어떠하신지를 묻고싶다, 최근 부임하신 신임 장태풍 마사회장의 첫 작품으로 볼 수 있는 이번 조치가 흡연하는 경마팬들에게는 따사로운 춘풍(春風)이 아닌 그 분 성함처럼 태풍(太風)으로 다가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저만의 생각일까! 모쪼록 흡연경마팬이든 비흡연경마팬이든 모두가 쾌적한 공간에서 경마를 즐길 수 있는 방안이 이번 조처에 반영되기를 간절히 희망하면서 이 글을 마친다.

흠연가든 비흡연가든 이 글을 읽으신 분 모두가 이번 주에 대승하시고, 대박나시기를 진심으로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