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탠리 기수 3개월 면허정지,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지난 주 금요일(12/03)에 부경경마장 프리 기수이자 외국인 용병기수인 스탠리 기수가 제6경주에 '천재보고' 라는 마필에 기승한 이후에 재결위원회 심의에 걸려 3개월(2011.12.03~2012.3.02) 면허취소라는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그 사유는 "경주 전반 무성의한 기승" 이었다.

당시 그 경주에서 스탠리 기수는 해당 마필이 그동안 순발력을 보유한 선입형 마필임에도 스타트부터 잡고 늘어지는 행태를 보이면서 3~4코너까지 전혀 적극적인 추진 없이 최후미권에서 경주를 전개하다가 결승선 직선 주로에서도 두 번이나 진로를 바꾸는 말몰이를 하다가 2위마인 정동철 기수의 '아름드리'에 1/2마신 차이로 지면서 3위로 결승라인을 통과하였다. 해당 경주에서 김도현 기수의 절대 인기마인 '헨리헤긴스'(단식1.4배)를 필두로 조성곤 기수의 '최고찬사'(단식6.0배)에 이어 인기 3위(9.9배)로 팔린 마필로 인기 순서라면 인기도에 걸맞는 성적을 거두기는 했지만, 결승선에 임박해서는 강한 추진이 아니었슴에도 총알 같은 탄력을 보여 주었고 결승선을 통과한 이후에는 걸음을 많이 남기는 모습이었다.

따라서, 스텐리 기수는 결과적으로는 경마팬을 철저하게 우롱한 말몰이를 했다는 점에 대하여 필자도 전혀 이의가 없고, 그에 대해 선량한 경마팬들의 입장을 대변하여 응분의 책임을 물었다는 점에 재결위원회의 엄격한 조처에 공감하는 바이다.

하지만, 그동안 그가 보여준 호성적과 화려한 기승술을 고려하면 당시 그의 기승 모습이 스탠리 기수 혼자만의 결정과 의지였을까 하는 의구심이 남는다.

그는 부경경마장에 같은 호주 출신인 30조 조교사인 울즐리 조교사 소개를 받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동안 3개월 동안 보여준 성적은 통산 78전에 출전하여 17승, 14승, 3위 10회 그리고, 4~5위의 순위권 성적도 7번, 3번으로 승율 21.8%, 복승율 39.7%, 연승율 52.6% 그리고, 5위 이내의 순위권 성적이 65.4%의 경이적인 호성적으로 부경 소속 리딩자키로 불리우는 조성곤 기수와 비교해 보면 그가 얼마나 뛰어난 활약을 보였는지 산술적으로 비교가 가능하다. 조성곤 기수가 통산 2,430전의 실전에서 거둔 성적은 328승(승율 13.5%), 318회 준우승(복승율 26.6%), 3위 259회(연승율 37.2%), 그리고, 4~5위 이내 순위권 성적이 각각 198회, 204회로 53.8%다. 한 마디로 국내 기수들과 비교하면 그가 거둔 성적이 수치적으로 얼마나 대단했다는 것은 말이 필요없다는 견해로 올해 8월까지 2회에 걸쳐서 부경경마장에서 활약했던 일본인 베테랑 노장기수였던 특급 용병 우찌다 기수에 버금가는 맹활약을 그동안 펼치면서 경마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기수였다.

그런 그가 왜 그 날, 그 경주에서 그런 추태에 가까운 말몰이로 일관했을까 하는 부분은 두고 두고 의문에 남을 부분이라는 견해다. 하필 그것도 올해 19조 김영관 조교사(77승)와 치열한 다승 레이스를 벌이고 있는 부경의 명문마방인 1조 백광열 조교사(73승) 마방 소속의 마필이라는 점도 고개를 가우뚱거리게 하는 부분이다.

당시 경주가 끝난 뒤에 일부 경마팬들이 거칠게 비난하듯이 세칭 '야리쪼 경마'(부정 경마)가 외국인 기수들에게 까지 물들이고 있는것은 아닌지도 이번 기회에 생각해 볼 일이라고 본다.

그는 돈을 벌러 머나먼 이국 땅에 왔는데, 그가 왜 수득 상금을 마다하고 어떤 더 큰 반대 급부가 있었기에 그런 중징계를 받을 수도 있는 그런 행태의 말몰이를 하였는지에 대하여 필자로써도 감히 예단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여러가지 부정적인 생각이 줄을 잇는 것은 경마인의 한 사람으로써 아직도 건전 경마의 길이 요원해 보이는 부끄러운 한국 경마의 현실이자 일단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번 사태에 관해서 본인인 스탠리 기수가 직접 밝힌 내용이 없기에 영원히 풀 수가 없는 미제로 남을 수 밖에 없겠지만, 씁쓸한 여운이 가시지가 않는다.

이미 고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진 그는 나이를 고려하면 앞으로도 많은 세월을 경마장에서 보낼 것으로 보여지는데, 그런 그가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 한국 경마에 대해서 어떤 추억을 갖을까?

아무튼 그동안 좋은 활약을 보이다가 유종(有終)의 미(美)가 유종의 추(醜)를 남긴 스탠리 기수에게 경마팬을 대신하여 유감을 전하고자 하며, 아울러 그가 고국이나 아니면 타국 경마장에서 기수 생활을 하더라도 이런 일을 재발되지 않으면서 큰 부상없이 그 좋은 기승술을 성실하게 경마팬들에게 보여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